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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호 공군준장과 팜 띠엔 반 당시 주한 베트남 대사,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 여성과 자녀 등이 지난해 4월 공군16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스페이스첼린지 예선대회에 고무 동력기를 날리고 있다. | 최근 베트남 신부 탁 티 황 응옥 씨 사건 이후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군 내에서도 다문화 가정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현역 장군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44차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성숙한 인식을 당부하고 난 직후에 소식이 알려져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베트남 결혼이민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1억 원을 목표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고 있는 공군16전투비행단 장병들과 김도호(사진) 공군준장.
김 준장은 16전투비행단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3월 우연한 기회에 팜 띠엔 반 당시 주한 베트남 대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부대를 방문한 반 대사가 김 준장에게 지역에 거주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 여성들을 만나고 싶다고 부탁을 했고 김 준장은 지역사회에 수소문해 3명의 베트남 여성을 초청, 반 대사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만찬을 겸한 간단한 행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직전 반 대사가 친정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초청한 여성들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김 준장은 결혼이민자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다고. 또 이 감동적인 광경을 보고 저절로 눈물을 흘린 자신에게 반 대사가 지역의 베트남 신부들을 내 며느리처럼 따뜻하게 대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 준장은 전했다.
이 일이 있은 직후 김 준장은 부대 전 장병에게 한 통의 전자우편을 보냈다.
“많은 동남아 여인이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한국의 시골로 시집을 오고 있으며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 농촌의 힘든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피눈물 나도록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대 인근 경북 북부지역에 베트남 새댁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녀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해 새로운 터전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의 후손인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우리들 어머니 못지않은 사랑과 정이 가득한 한국의 어머니로 거듭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 배려하고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면서 김 준장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 대한 방과 후 학습 지원, 다문화 가정을 위한 야간 한국어학당, 다문화 가정 부대 초청행사,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장학재단설립, 학습용 문구류 지원, 주택 수리 지원, 대대별 자매결연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생각이 전해지자 부대 장병들은 이런 김 준장의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 장교들을 중심으로 주 2회씩 방과 후 학습지원에 나서는 한편, 1구좌당 매달 2000원씩 납부해 3년간 1억 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하기로 하고 모금을 시작했다.
이 장학기금은 1년 3개월 만인 6월 말까지 4700여만 원이 모였고 이 추세대로라면 3년을 다 채우기 전에 목표액인 1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획대로 내년까지 1억 원의 기금을 모아 장학재단을 설립한다면 군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최초의 장학재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준장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대에서 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역주민 초청행사인 스페이스첼린지 예선대회에 다문화 가정 400여 명과 반 대사를 비롯한 주한 베트남대사관 직원 26명을 초청, 다문화 가정과 지역주민이 군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부대는 지역에 거주하는 결혼이민 여성을 체력단련장 경기보조원으로 채용,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을 취재한 쩐 카잉 번 베트남통신사 서울지국장은 “김 장군과 공군 장병들의 노력은 지역에 사는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이런 노력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직부대 지휘관으로 복무하고 있는 김 준장은 “앞으로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는 강대국은 민족주의·국수주의가 아니라 모든 문화와 인종을 초월하는 포용력을 가진 나라일 것”이라며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이주 여성들에게 작은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성숙한 세계국가 ‘글로벌 코리아’를 향한 원대한 꿈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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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seokjong@dema.mil.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