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 동기회 소식

김영호(41기) 골프 티칭프로

나눔 2009.05.16 조회 2514

[비즈 골프]빨간 머플러 꿈꾸던 공사생도서 ‘티칭 프로’로


빨간 머플러 꿈꾸던 공사생도서 초록 필드 지키는 ‘티칭 프로’로

장교 출신 김영호 씨 “프로들 PGA 진출 돕고파”


그는 한때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창공을 지키는 파일럿을 꿈꿨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를 겪은 끝에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됐다. 하늘을 대신해 녹색의 필드를 지키며 골프 티칭 프로로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최근 경남 진해시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 아카데미(DLGA) 용원CC 매니저로 부임한 김영호 씨(38·사진).

FnC코오롱이 운영하는 세 군데 DLGA 가운데 하나를 책임지고 있는 그의 경력은 특이하다. 전북 전주시의 상산고를 졸업한 뒤 1989년 공군사관학교(41기)에 입교했다. 1993년 임관 후 비행훈련 과정을 밟다 뇌신경을 다쳐 조종사 지망을 포기해 상심이 컸다. 지상근무요원 보직을 받은 그는 교육과 작전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화생방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2002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생명공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런 그가 미국 군사유학을 통해 새롭게 눈을 떴다.


“미군들은 늘 가족 단위로 움직이더군요. 저는 13년 군 복무하는 동안 아내, 두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이 2년도 채 안 됐습니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귀국 후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근무하다 2006년 12월 소령으로 예편한 뒤 다시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초급 장교 시절부터 늘 영내에 골프장이 있었기에 골프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올랜도의 골프 연수 기관인 PGCC에서 2년 동안 골프의 이론과 실기를 익히며 관련 자격증도 두루 취득했다. 6라운드로 치러지는 ‘지옥의 레이스’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와 대회 운영 등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공사 생도 출신 티칭 프로는 아마 제가 처음일 겁니다. 주위에서 의아해하지만 골프의 맛에 눈을 뜨는 수강생을 볼 때 보람이 큽니다.”

구력 13년에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인 그는 “그립, 셋업, 스윙의 이해 같은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큰 그림을 통한 지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DLGA 용원CC는 DLGA 미국 본사에서도 손꼽히는 강사인 데이비드 존 루이스(뉴질랜드)를 비롯한 우수 강사진이 투어 프로, 주니어 유망주, 주말 골퍼 등을 지도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약하는 최나연(SK텔레콤)과 지난주 한국여자프로 KB스타투어 1차 대회에서 우승한 안선주(하이마트), 지난해 신인왕 최혜용 등은 DLGA 우정힐스 출신으로 김 씨는 강사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 씨는 “한국 남자 프로들이 PGA투어에 더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새 일에 매달리다 보니 당분간 가족과 다시 떨어져 있게 됐다. 그게 팔자인가 보다”라며 웃었다.
 
동아일보에서 퍼온글

등록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