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제자 필리와 망고 김 응 수(17기)
나는 삶의 후반기를 좀 보람되게 마무리를 하기 위해 65살이 되는 해에 이곳 케냐에 왔는데 벌써 13년이 되었다. 가족과 지인들이 하필이면 왜 죽음의 땅 아프리카 케냐로 가느냐고 만류하여 딱 한 달만 갔다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이곳에 왔다. 내가 올 당시는 2007년 말 선거 폭동으로 1300여 명이 살해되고, 35만 채의 집이 불타 없어져서 이재민이 65만 명이나 발생한 직후라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상태였다. 처음 이곳에 도착하여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느낀 것은 내가 어렸을 때 사는 게 무척이나 힘들어 배고프고 헐벗던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곳 아이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하면서. 영특하지만 가난하여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하는 아이들에게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2009년부터 장학사업과 한글학교를 운영하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게 되었고 개설한 지 2년 후 2011년에 세종학당으로 승격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성적이 우수한 이이들은 한국의 대학교나 대학원에 진학을 시키고, 공부는 좀 못하지만 아주 성실한 아이들은 한국의 직업기술원으로 보내어 직업교육을 받게 하여 케냐에서 좋은 직장을 얻어 대대로 내려오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였다. 세종학당 설립 운영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 가서 직업교육이나 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를 한 아이들은 100명이 넘는다. 이 아이들을 한국에 보내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비자를 받기 위한 재정보증이었다. 대부분 아이들은 가난해서 부모가 재정보증을 설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보증해서 한국의 학교로 진학을 시켰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을 한국에 보내면서 가장 보람되게 생각되는 것은 내 제자가 한국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마치고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와서나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와 같은 사실을 세종학당 재단이 창단 1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전 세계 123개의 세종학당에서 봉사하고 있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수기 모집에 응모하여 대상을 받았다. 내가 쓴 수기의 요점은 ‘케냐에서 장학생으로 최초로 한국에 보냈던 필리에 관한 내용이다. 마지막 수업료를 못 내서 고교 졸업장과 성적표를 받지 못해 장학생 신청을 할 수 없는 사정을 알고 직접 학교에 찾아가, 당시 400달러 정도를 내가 대신 내주고 성적표와 졸업장을 받아 등록마감 직전에 숙명여대에 등록하여 합격하였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학부와 대학원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케냐로 귀국해서 현재 세종학당에서 운영요원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교원양성과정을 수료를 하여 케냐타 대학교 총장의 추천에 따라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수로 곧 임명될 계획’이라는 내용으로 수기를 썼는데 이것이 "교원 감동수기"로 선정이 되어서 대상을 받게 되었다. 내 나이가 내년이면 팔순이 되니까 필리를 잘 지도해서 세종학당을 물려줄 계획이다. 내가 쓴 수기가 만화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오늘 시상식에서 방영을 했는데 오래전 얘기를 다시 보니까 가슴이 찡했다. 옆에 있던 필리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된 날이었다.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신 공군 선 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