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역…비행대대도 해체 '미그기 킬러' 별명 얻기도
'미그기 킬러', '하늘의 도깨비' 등으로 불리며 조국 영공수호에 앞장섰던 F-4D 팬텀(Phantom) 전투기가 41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16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공군은 이날
이계훈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서 F-4D 퇴역행사를 열었다. 이날 F-4D 도입과 함께 창설됐던 제151전투비행대대(팬텀 대대)도 해체됐다.
- ▲ 41년 동안 조국 하늘을 지켜주던 F-4D 팬텀(Phantom) 전투기가 긴 비행을 마치고 퇴역했다. 공군은 16일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서 퇴역 행사를 갖고 F-4D 전투기에 화환을 걸어줬다. /공군 제공
F-4D는 1969년 이후 모두 70여대가 도입됐다. F-4D는 지금까지 1971년 소흑산도 대(對)간첩선 작전, 1984년 구소련의 TU-95 폭격기 및 핵잠수함 식별·요격 작전, 1985년 부산 앞바다 출현 간첩선 격침 작전, 1998년 동해 출현 러시아 IL-20 정찰기 식별·요격 작전 등 많은 활약을 했다.
1969년 8월 29일 국군의 베트남전 3차 파병과 관련해 미 정부가 우리나라에 제공한 특별 군원(軍援)으로 6대가 도입된 것이 우리 공군의 첫 F-4D였다. 당시로서는 최신예기로 획기적인 도입이었다. 1975년엔 자주국방 정책에 따른 방위성금 모금운동으로 방위성금 헌납기 5대(65억원 규모)가 도입돼 배치되기도 했다.
이날 퇴역 행사장에는 김인기 전 공군총장을 비롯, 첫 F-4D 조종사들도 참석했다. 첫 F-4D 도입요원인 김 전 참모총장은 "F-4D 도입을 계기로 한국 공군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며 "어려웠던 시절 F-4D를 운용했던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세계 제일의 공군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41년간 우리 영공 지켜온 '하늘의 도깨비' F-4D 팬텀 퇴역하다!
F-4D 팬텀기가 처음으로 대구기지에 착륙하던
그 순간의 감격이 아직도 가슴에 그대로 남았는데 벌써 4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오늘 이 자리에서 사랑하는 애기의 마지막 비행을 지켜보았습니다.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으로 F-4D 팬텀의 의미를 여러분과 함께 되새기고자 합니다.
1960년대 우리공군은 외형상으로는 초음속 제트 공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으나, 전투행동반경이나 무기체계 등은 1세대 전투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 공군이 당시 세계 최고의 전투기였던 F-4D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도입하게 된 것은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불과 18대를 도입하였지만 그 의미와 파급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적의 도발에 대하여 반드시 응징해야 할 상황에서 야간에 은밀히 침투하여 적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핵심전력을 갖추게 되었고, 공대공 작전에서도 원거리의 적기를 포착하여 격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주·야간 악 기상에서도 임무를 수행 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공군의 전투력을 몇 단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장된 장거리 공격능력은 지상군 위주의 전쟁개념에서 벗어나 항공 전력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다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고, 침투전술도 대공화기에 취약한 종전의 저고도 침투위주에서 ECM 장비를 활용한 중고도 침투전술을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북한 전투기들은 휴전선 근처에서 활동하다가도 F-4D가 접근하면 유효사거리 밖으로 도망가기 바빴고, 끈질기게 시도하던 해상을 이용한 무장간첩 남파도 F-4D가 공․해 합동 대간첩작전에 투입되면서 눈에 띄게 위축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F-4D 도입은 우리의 전쟁수행 능력을 극대화하여 적의 도발 의지를 억지하고, 기술을 선진화하여 우 리 공군이 지금처럼 KF-16, F-15K, T-50등 4세대 전투기를 주력기로 운영하는 세계 정상급 공군으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F-4D를 도입한 선배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 공군이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공중 급유기와 공중 통제기 확보를 통해 미래 전장을 주도할 항공 우주군으로 한층 더 발전해 나가길 간절한 마음으로 당부합니다. 꿈에도 그리던 F-4D 팬텀 전폭기가 대구기지에 그 늠름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1년이 흘렀습니다.
전우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조국 영공수호를 위해 땀 흘렸던 시간들이 어느덧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이제는 조국 하늘을 호령하던 F-4D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니 마음 한구석 시려오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이제 F-4D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 가치와 업적은 후세에 길이 남을 것이며, ‘팬텀공군’의 정신은 우리 공군의 뿌리가 되어 국가 위기의 순간마다 유령처럼 나타나 적들의 도발로부터 조국 영공을 수호해 낼 것입니다.
끝으로 도입 후 41년간 영공수호의 일선에서 그 임무를 다하고 명예롭게 퇴역하는 F-4D와 해편하는 제151전투비행대대, 그리고 F-4D 운영에 참여하였던 모든 장병에게 큰 영광과 찬사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2010. 6. 16
예비역 대장 김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