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RF-4C 정찰기 1대가 12일 저(低)고도 훈련 중 전북 임실 야산에 떨어져 조종사 2명이 순직(殉職)했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인지 조종사 실수인지 조사 중이다. RF-4C는 2008년에도 강원도에서 추락했었다.
공군기 추락 사고는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3월, 6월엔 F-5 전투기가 떨어졌다. 세 사고의 비행기 기종은 다르지만 모두 만들어진 지 30년 넘은 노후기(老朽機)라는 점에선 같다.
RF-4C는 44년 전인 1966년 미국에서 생산됐다. 주한미군이 89년에 퇴역시킨 중고품을 우리 군이 90년에 사들여 재활용하고 있다. 스페인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기종을 사들여 쓰다 2002년 모두 퇴역시켰지만, 우리 공군은 여전히 대북(對北) 정찰기 주력으로 20여대나 운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은 보유기 450여대 가운데 30년 이상 된 게 41%, 20년 이상 된 건 61%나 돼 진작부터 '고물 창고'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G20 회의 의장국이라고 뽐내는 나라가 고물 비행기에 영공(領空) 방위를 맡겨놓고 있다.
앞으로 추가 사고를 막으려면 무인(無人) 정찰기의 활용을 늘리는 쪽으로 정찰기 운용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KF-16과 같은 최신 전투기들에 카메라를 담은 정찰 장비를 달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낡은 기종을 새 기종으로 바꾸는 일이다. 문제는 한 대에 수백억원이 드는 예산이다. 올 국방예산 중 새 무기 도입 등에 쓰기 위한 방위력 개선비는 31%인 9조1000억원 정도이고, 신형 전투기 도입을 비롯한 공군 전력 강화에는 1조4600여억원이 배정됐다. 전문가들은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를 줄여서라도 방위력 개선비를 전체 국방예산의 35%까지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모든 면에서 '육군 우대'로 편성된 예산 배분 구조도 재검토하고, '고물 공장'으로 전락한 공군의 노후 기종부터 교체해주는 일이 시급해졌다. 국회와 정부가 새해 국방예산 심사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