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가본성무대.18-수영장
변희룡 2011.04.03 조회 613
저 오솔길은 생도회관 뒤에서 수영장으로 내려가던 길.
저 아래 하얀 건물, 그 앞에 차고.
저기가 옛 수영장 자리다.
어느 여름 무덥던 날,
동기생 박*웅 생도는 저 수영장에서 계속 다이빙 연습을 하고 있었다.
축구부 골 키퍼를 맡았던 박생도는 유난히 운동 신경이 좋아
다이빙을 한번 강의 듣고 바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처음 1m 에서 하더니 그 다음 3m,
그러다가 누가 안보는 틈을 타서 5m 까지 올라가다가 걸렸다.
거긴 금지된 곳이었다.
수영장 개장할 때 세계적인 다이빙 선수를 초빙하였는데
그 선수가 시범 보이다가 다친 후,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나는 박생도 따라는 못하고,
1m 다이빙 대에서 놀았다.
뛰어 내릴 때마다 코가 메캐하고 겁도 났지만
박생도가 하고 있어 따라 했다.
그 후 40년,
지금도 물가에 가서 다이빙 할 곳이 보이면 뛴다.
이제 3m 까지는 올라간다.
정신적 소심함과 무서움을 떨쳐 버리는데는 다이빙이 한 몫하더라.
지리산 백무동 계곡에서도, 한신 계곡에서도 뛰었다.
거창의 수승대에서도, 용추 폭포에서도 뛰었다.
잠실 올림픽 수영장에서도, 미국 **대학 수영장에서도 뛰었다.
뛰는 모습이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르다.
다이빙을 따로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발이 먼저 물속으로 들어간다.
다이빙이 아니라 그냥 뛰어 내리는 것이다.
박생도 덕분에
나는 항상 손-머리 부터 입수한다.
입수시에 다리를 굽히지 않으려고 용을 쓰면서 뛴다.
물속에서 나와 고개를 들면,
구경꾼(주로 내 가족, 제자) 박수 소리의 마지막 부분이 들리기도 했다.
수영실력이야 별로지만,
다이빙 습관 하나는 분명히 다르다.
그 수영장이 흔적도 없어지고
지금은 병원의 차고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