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假)죽 나묵 아래 벤취는 행복하다.
신차현 2011.06.19 조회 526
가(假)죽나무 아래 벤취는 행복하다
떠나 오기가 그렇게 쉬웠던가?
허리 굽은 내 잔등을 돌려 돌아서서
잠시 서글픈 이별의 눈물을 흘려야 하기에
그냥 그렇게 헤어지자 했지
아무려면 이미 떠나야 하기에...
아니다
그런 건 아니야
세월이 너무 빠르게 흘러
딴에는
철이 들 무렵
빠알간
분홍의 봉선화로 우유같은 당신에게 이쁘게 보이고 싶었지
한 점 지극한 정겨움이다
떨리는 두손 잡고
가슴으로 깊이 고백하고 싶었으나
바람이 서릿발처럼 차거웁고
아마도 온다 하던 편짓장 하나
물결 지나쳐 쓸쓸히 저물어 갈 때에
그냥 그렇게
가죽 나무 아래 벤취에서 기다린다 했지
무수히 떨어지는 노오란 별빛의 그림자
참죽나무로 하여금 외롭고
허우적대는 내 첫 사랑의 몸부림이나 다름없다
해서 가죽 나무 아래 벤취는 행복하다.
辛卯年 유월
平山 且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