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가본성무대22-전대점호장
변희룡 2011.09.08 조회 481

국군의 날, 삼사체전 모두 끝나고 여유를 찾기 시작한
어느 상쾌한 초겨울 아침,
아침 점호를 위해 집합대기장소에서,
"아하, 상쾌한 아침이다." 라고 소리를 질렀다.
동기생 정*철 생도였다.
집합 명령과 함께 점호대형으로 집합한 후,
분노한 20기 선배님들,
'21기 놈들 오늘 맛좀 봐라.' 했다.
선배님들 계신 자리서,
"상쾌한 아침이다."
라고 소리질렀으니,
괘씸죄에 해당된다고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후 그게 과연 괘씸죄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다.
생도 생활 4년을 통털어 몇번째 갈만큼 강하고 심한 특별 훈련을 그날 받았다.
말 그대로 "맛"좀 봤었다.
그 전대점호장이 저렇게 변했다. 젊은 패기가 넘치던 그 곳에
우리의 함성이 메아리치던 그 곳에
청소년, 여성 운운하는 간판만 보이고
그 함성도, 패기도 흔적도 없다.
상전벽해라더니, 내 죽기도 전에 이런 상전벽해가 생겼다.
식당가는 계단에서만 옛 흔적이 희미하게 보인다.
***
그런데
현대 군은 많이 달라졌다.
일등병이 "상쾌한 아침이다." 라고 소리 지르면
대령이 다가가서 "어 그렇지 ? 기분 좋지?" 라고 비위를 맞춰줘야 하는 것이 우리 군이다.
언제 이렇게 바뀌었는가?
이러고도 군기가 서겠는가?
이 문제에서 사관 출신은 거의 모두 아주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진다.
반대로 민간인들은,
대령이 일등병 비위를 맞춰줘야 잘한다고 생각한다.
상하간에 서로 경어를 사용하라는 육군 중장도 최근 나왔었다.
나는, 오랜 대학생활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직된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상관 앞에서 절절 매며 몸조심하는 부하. 그것이 바로 군기이다.
군은 취미집단이 아니다. 유사시 생명을 던지는 집단이다.
누가 우리 군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