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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고종무 2013.04.27 조회 167

제가" 아빠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2008년1월부터 틈틈이 쓰온 부끄러운 글입니다.

동기생 홈페이지에 40회로 올렸는데 그중에서 선별하여 공군사관학교 선후배님들이 옛날,

그때 그 시절을 회상 하시는데 혹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심정에서 올립니다.

혹시 잘못이나 미흡한 곳이 있더라도 좋은 의미로 이쁘게 봐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1]

 

****아빠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2008년 1월

 

사랑하는 민코, 지코야! 아빠가 알려주고 싶고 또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2008.1.11부터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쓰려고 마음을 정했단다.

왜냐? 하면, 우리는 30년 이상을 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민코와 지코는

아빠, 엄마에 대해서 또 아빠, 엄마 집안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을 것 같아서...

아니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서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 엄마가 어떻게 살아오며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너희들은 그때, 그 시절 어떤 모습 이였는지.... 등등을.....

특히 아빠는 너희들과 멀리 떨어져서 근무지에서 혼자 지낸 시간들이 너무 많고 길었던 관계로 너희들과 다정하게 지내거나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해서 너무 아쉽고 후회스럽단다.

야근을 하고 너희들이 잠잘 때 집에 들렀다가 너희들의 자는 모습만 보고 새벽에 하숙생 같이 집을 나설 때도 무척이나 많았었지....

민코, 지코....!!!! 좀 더 다정하고 자상한 아빠가 되지 못했어 미안하다.

그렇게 하지 못한 아빠 나름대로의 이유를 비롯한 하고 싶은 쌓이고 쌓인 많은 이야기를 이제부터 천천히 진솔하게 하나하나 하기로 하자꾸나.

그러나 아빠의 문장력이 별로라서 너희들에게 유익하고 재미난 얘기들을 들려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구나....

하지만 재미없더라도 시간 날 때 심심풀이 땅콩으로 아빠, 엄마 생각하며 읽어 보려무나....그리고 먼 훗날, 세월이 많이많이 흘러서 아빠, 엄마가 함께하지 못할 때도 읽어보고 너희들의 아들, 딸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얘기를 가끔 들려 주려무나, 아빠, 엄마 생각하면서.......!!!!!!!!!!!!

 

***청운의 꿈을 품고 공군사관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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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창피한 얘기지만 아빠는 공사 시험 볼 때 서울을 난생 처음 가보았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못 갔거던 )중앙선 야간열차를 타고 7-8시간 걸려서 서울역에 내려 택시타고 대방동에 있는 여관에서 이틀 밤 자면서 2차 체력테스트 및 면접을 보았다.

묵었던 여관 근처에 지금 대성관이(중국집) 그때도 있었는데 그 집에서 먹든 요리가 너무 맛이 있어 입교 후에도 여러 번 가곤 하였다.

그 당시 대방역에서 지금 보라매공원 자리인 공군사관학교 까지는 비포장으로 좌우에 집이라곤 거의 없는 허허 벌판 이였고 여름이면 발목까지 빠지는 진흙창이였단다.

지금은 모든 건물이 빽빽하게 붙어 서있는데 말이다. 하기야 43년 전의 까마득한 옛일이니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일이지.....

 

*가 입교.

 

1965.2.28일 공사에 가 입교 하는 날 경주보다는 서울의 날씨가 엄청 추웠단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가 지금보다 훨씬 더 추웠던 것이 바람 막아줄 건물도 별로 없었고 열기를 뿜어내는 공장도 그때는 별로 없었으니까....

그때는 한강이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서 사람들이 스케이트, 썰매를 타고, 걸어서도 강을 건너 다녔단다.

얘기가 잠시 딴대로 갔구나.....

가 입교 하자마자 점호 장에 집합하여 4학년 지도근무 선배들의 일장연설을 듣고 곧 바로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빡빡 바리깡으로 밀었다.

어떤 동기생은 벌써 눈에 이슬이 맺혀 지도근무 선배들에게 혼 줄이 나고....

서로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쓴 웃음을 짓기도 하면서.... 그다음 내무반에 8명씩 배당된 후 군용 티샤스, 팬티 내복과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올 때 입고온 민간인 복장은 모두를 챙겨서 집으로 보냈다.

그때 심정은 아주 무어라고 표현하기 힘든, 야릇한 기분이었단다.

희망과 기대...그리고 걱정과 우려가 교차하며 맴돈다고나 할까...???

2편대(75명이 4개편대로 배속 됨)인 우리 내무반원은 신 영실, 이 영태, 유 현준, 이 규대(앞 4명은 대령 예편),조 철구(위관 예편), 김 서옥(위관 때 미국 유학중 도피),박 상순(기본군사 훈련 중 퇴교) 그리고 아빠까지 8명으로 중앙 통로를 두고 양편에 4명씩 침대와 Cabinet을 놓고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가 입교해서 기본군사훈련 기간인 한 달 동안은 한마디로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쁘게 만드는 것이 방침이란다.

왜냐? 하면 시간을 주면 잡념이 생기고, 또 힘 든다고 퇴교 할까봐서 그렇게 한단다.

그 때의 하루 일과는 새벽에 일어나면 선착순(점호 장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줄을 섬, 그리고 번호 해서 “몇 번 이하는 어디를 돌아 다시 선착순으로 집합한다. 실시”)으로 시작해서 어떨 때는 몇 번씩을 반복해서 숨이 턱에 차고 정신이 없도록 한 후, 일조점호를 하고 아침 식사 후 하루 8시간씩 바람이 쌩쌩 불어대는 추운 연병장에서 제식훈련(앞으로 가,뒤로돌아 가,우향앞으로가....등등),총검술....이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후 서너 시가 되면 학교 근처에 있는 삼립빵 공장에서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빵 냄새에 모두들 침을 꼴깍 삼키며 배 고픔을 참느라 애를 먹었단다.

얼마나 춥고 배고픈 시절이었는지 모른다.

먹는 것도 보리밥(30%이상)에 반찬은 박력김치(제대로 맛이 안든 팔팔 살아 가려하는),소나 돼지가 뒤꿈치 씻고 간, 말뿐인 고기 국이니(황우 무사통과 탕이지)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팠단다. 거기다 하루 종일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고된 훈련이니 오죽했겠느냐....???!!!!!!

민코야! 직각식사라고 들어 보았니? 공사에 가 입교 하는 날부터 1학년이 끝날 때 까지 식사는 반드시 직각으로 하도록 되어 있어서 밥이나 국을 숟가락으로 떠서는 수직으로 입 높이 까지 올린 후 수평으로 입으로 가져가서 음식을 먹고 반찬을 집은 젓가락질도 마찬가지란다.

처음에는 반은 흘리고 식사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식사 방법인대 선배들은 그러는 메추리들을 보고 웃으며 좋아들 하였지....

아마도 자기들 옛 모습을 돌이켜 보는 것이리라.....

공사에서는 1학년을 생도라는 호칭 대신 메추리라는 애칭으로 불렀는데 메추리는 날지 못하는 새란다.

그러니까 아직 사관생도가 되기는, 즉 보라매가 되기는 여러모로 모자란다는 뜻이겠지... 콜로라도 스프링에 있는 미 공사를 방문 했더니 (1967.12월 아빠가 3학년 때)거기서는 1학년을 Doolie라고 부르고 식사하다가도 선배들이 시키면 식탁위에 올라가 노래도 부르고 별의별 짓을 다하는걸 보니 우리와 비슷했단다.

얘기가 한참 삼천포로 빠졌구나... 춥고 배고픈 얘기하다가 말이다.

왜냐? 하면 민코에게 가능한 한 많은 얘기를 재미있게 빠짐없이 해주고 싶어서 그런 거란다.

민코! 아빠의 이런 마음 알겠지....???!!!!!!

저녁 먹고 나면 내무반에서 군인의길,공사십훈,점호의목적,경례의목적 등등 결코 짧거나 쉽지 않은 각종 목적을 외운다고 정신들이 없게 혼 줄을 빼놓곤 하였단다.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님 덕분에 제일 빨리 모든 것을 외우고 합격해서 쉴 수도 있었는데 잘 못 외우는 동기생들은 밤늦게 까지 잠도 못자고 애를 많이 먹었단다.

그때 동기생들이“너는 어떻게 그리도 빨리 외우느냐?”고, 몹시 부러워하면서 아빠 머리가 너무 좋다고 동기생과 선배님들이 소문을 내기 시작했단다.

이렇게 고되고 고된 한 달의 기본군사훈련을 마치고 3.28일 정식 입교식을 하게 되었는데 3명이 낙오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72명이 입교 하였다.이제 정식으로 1학년 메추리가 되어 선배가 부르면 “네 고 종무 메추리”라고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 되는 1년이 시작 되었단다.

매일 전쟁터로 출동하는 365일이 ........

입교한 후 하루일과는 아침점호,청소,아침식사,교반행진,오전수업,점심,오후수업,군사훈련,교반청소,저녁식사,자습,일석점호,취침인대 여기에 예기치 못하는 특별훈련과 구보가 언제 있을지는 메추리들은 아무도 모른다.

지도근무 4학년 선배들만 알고 있는 비밀작전 이지....

그러나 눈치 빠른 친구는 자기 나름대로 오늘 무엇이 있을 것 같다고 맞추기도 하고.....

 

*총 천연색 씨네마스코프.

 

민코야! 총 천연색 씨네마스코프 훈련이 무엇인지 알겠니...????? 정말로 웃긴다.

지켜보는 지도근무 및 선배들도 배를 움켜잡지만 실제로 하는 우리들도 힘들기도 하지만 웃음을 참기가 결코 쉽지 않단다.

  • 변희룡 2013/05/07 17:07:47
    잊혀져 가는 옛 문화입니다. 글로 기록해 두지 않으면 영원히 잊혀져 버립니다. 잊혀지는 것은 아깝습니다.같은 내용이라도 매 기생마다 이런 글들 모아두면, 역사와 전통의 수립과 조정에 크게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는 이런 글들을 요약 정리하는 전문가 후배가 나와 크게 이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제 자식에게 이런 얘기 해 주고 싶지만, 들어 주지 않습니다. 지공부해야 하고, 시간 나면 개임해야 하니 애비 옛날 얘기 같은 거 들어 주지 않습니다. 서럽습니다. 이런 경험 아무나 하나요. 이제 고 선배님 글들 모아서 전해 주면서 독후감 쓰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 고종무 2013/05/11 09:56:38
    변 희룡 후배님! 보잘 것 없는 글을 관심 깊게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올려주시는 좋은 글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항상 건승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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