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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구와 멧돼지의 혈투

변희룡 2013.07.30 조회 257

독구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우리 집에 있었던 사냥개 이름입니다.

당시 집집마다 독구가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무척 세련된 개 이름이었나 봅니다.

선친께서는 이 독구를 대리고 사냥가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한번은 멧돼지를 쫓다가, 독구가 멧돼지의 이빨치기에 걸려 버렸습니다. 독구의 배의 가죽이 주욱 찢어졌습니다.

 

선친께서는 수의사, 인의사 다 동원하여 독구를 극진히 간호하셨다 합니다.

독구가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된 어느날,

아버지께서는 독구가 갑자기 없어진 것을 아셨습니다.

독구의 근성을 아시는지라 바로 이웃 가북면 산마을로 달려 가셨답니다.

전에 멧돼지를 쫓던 그 동네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동네에서는 이미 크다란 멧돼지 한 마릴 잡아 놓고 잔치를 준비하고 있더랍니다. 독구와 멧돼지의 혈투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은 다투어 설명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 동리에 멋진 무용담으로 남았답니다. 독구는 진도개, 멧돼지의 1/5 정도도 안되는 덩치. 그런데 이게 성치도 않은 몸으로 혼자 멧돼지를 잡아 복수한 것입니다. 부상에서 회복되어 겨우 운신할 수 있게 되자마자, 멧돼지에게 복수하러 혼자 산으로 올라 간 것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퀴즈입니다. 이 작은 진도개는 무진장 영리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아무리 영리해도 그렇지, 5배 이상되는 맷돼지와 혼자서 어찌 싸울꼬? 어떤 전법을 구사했길래 이겨 냈을꼬? 제가 궁리 궁리 해보니 한가지 방법이 있더라구요. 그걸 저 강아지가 알았더라구요. 얼마나 신기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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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운 여름 오후입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알아내지 못해도,

" 개보다 못한 사람" 이라고 놀리지 않을 겁니다요.

(놀리겠다는 말보다 더 무섭지요? 그래서 웃어 보는 겁니다.)

 

그 후 우리집 가세가 기울어 독구는 대구에 사는 어떤 사장님에게 팔려 갔습니다.

팔려간 지 두어달 지난 비오는 장마철 어느날, 독구는 우리집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몸으로. 선친께서는, 선비께서도 함께 독구를 부여 잡고 우셨다 합니다.

 

약 60 km 되는 길을 낙동강 홍수를 뚫고,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산넘고 물건너.. 옛 주인을 찾아 온 것입니다.  무슨 수로 성공했는지 몰라도.. 기어이 찾아오고 만 것입니다. 자기를 팔아버린 옛 주인 야속하다 않고..

 

뒤이어 다음 날 대구에서 독구의 새 주인이 나타났답니다.

"이제 우리 가족이 된 줄 알고 목줄을 풀어 줬더니, 야반에 사라지더라." 하더랍니다. 인근에서 며칠을 찾아 헤매다가 혹시나 하고 우리 집에 와 봤다는 것입니다. 당시는 전화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독구는 되돌아 갔습니다. 물론 그 후는 영원히 우리 가족 가슴속에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선비께서는 두고 두고 선친을 원망하셨습니다. 그런 독구를 되돌려 주었다고. ...

"그냥 우리 가족으로 살았어 했는데.. " 하시면.

선친의 대답은 항상 같았습니다.

"한 번 판 것을 우째 되물리노.." 

그러나 사실은 당시에는 물릴 돈이 없었습니다.

 

자 재미난 얘기는 요기까지이고, 독구가 무슨 작전으로 성치 않은 몸으로 멧돼지를 잡았을까?

개에게 정말로 그런 지능이 있는 것일까? 이 문제를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은 내일이나 모레 여기 올립니다. 짜증 나신다구요? 짜증은 여기 홈피에 내시구요. 곁에있는 가족들에겐 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툭하면 퍽"하는 계절입니다. 여기서 '퍽'은 주먹 나가는 소리입니다.

 

잠 못자 짜증나면 주먹부터 나간다는 뜻이지요.

"아무리 화나도 막말은 하면 되돌아 온다." 서양 속담입니다.

지금 짜증 나시지만, 내일 모레, 정답을 알개 되면 속이 시원하십니다.

그 때를 위해.. 다른 분들도 한번 풀어볼 기회를 가지시기 위해... 제가 정답은 유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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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