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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보세요.

고종무 2013.08.14 조회 288

Subject: FW: 김 동길 교수의 글 / Kaitlyn Maher (4 year old singer) on America's Got Talent

 

 

 

 

이런 시조 한 수가 떠오릅니다.



이보오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소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럽거늘 짐을 조차 지실까.



나는 눈에 총기가 다 사라진 어쩔 수 없는 노인은 아닙니다.

 

힘에 겨운 무거운 짐을 욕심 때문에 잔뜩 지고 가는 그런 노인도 아닙니다.

 

그래도 내 주제를 알고 절제하며 살아가는 비교적 ‘현명’한 노인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 뒤에 오는 후배들에게

 

90을 바라보는 노인의 삶이 어떻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습니다.

 

 

신장은 이미 3~4cm가 줄어서, 젊어서 입던 바지는 가랑이가 너무 길다고 느껴집니다.

 

눈도 귀도 옛날 같지 않습니다.

 

 

팔과 다리에는 힘이 많이 빠져서 이제는 등산도 못 가고 수영도 못합니다.

 

오래 서서 강연이나 강의나 설교를 할 수가 없어서 최근에는 앉아서 합니다.



아직도 기억력은 여전해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이 ‘특기’가 언제까지 제구실을 할지 그것도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나를 향해 “백세는 사세요”라고 축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답답합니다.

 

“앞으로 120세는 살 수 있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야속하게 생각합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영국 시인 테니슨(Alfred Tennyson)의 마지막 노래를 읊조립니다.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속세의 신음소리 없기 바라네



움직여도 잠자는 듯 고요한 바다


소리 거품 일기에는 너무 그득해


끝없는 깊음에서 솟아난 물결


다시금 본향 찾아 돌아갈 적에



황혼에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밀려오는 어두움이여


떠나가는 내 배의 닻을 올릴 때


이별의 슬픔일랑 없기 바라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파도는 나를 멀리 싣고 갈지나


나 주님 뵈오리 직접 뵈오리


하늘나라 그 항구에 다다랐을 때



김동길

 

 

 

 

 

 

Kaitlyn Maher (4 year old singer)

 

on America's Got Talent

 

http://youtu.be/wwAbtizFC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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