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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만물상) 공군조종사 조기전역

관리자 2009.12.02 조회 908

사설·칼럼
만물상

[만물상] 공군 조종사 조기 전역

입력 : 2009.12.01 22:32 / 수정 : 2009.12.01 23:13

2006년 어린이날 수원비행장에서 에어쇼를 펼치던 A-37기가 기기고장으로 추락했다. 순직한 김도현 소령은 떨어지면서도 어린이들이 가득한 관중석을 피했다. 비행 마치고 세살, 네살 아들들과 놀아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내 몰래 준비한 결혼기념일 선물도 전하지 못했다. 사고로 순직한 공군 조종사가 20년간 50명이다. 공군 비행대대에선 조종사 아내가 "간밤 꿈자리가 사납다"고 대대장에게 전화하면 비행을 취소하는 게 불문율이다.

▶공군을 떠나는 조종사가 늘고 있다. 민항으로 간 조종사가 2004년 40명, 2006년 100명, 작년 134명이었다. 그것도 의무복무를 마친 42세 미만 베테랑 조종사들이다. 조종사 1인당 양성비용이 123억원이 든다니 국가적 손실이 크다. 전투력 저하로도 이어진다. 소령, 중령이던 비행대대 편대장을 지금은 대위들이 맡는다. 10여년째 같은 문제가 거듭돼왔지만 군은 의무복무기간을 늘려 강제로 붙잡아두는 것 말고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제 국회에서 공군조종사 조기 전역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민·관·군이 참석하는 공개토론회는 처음이었다. 현역 공군 조종사 63%가 의무복무 후 민항 취업을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전역 이유는 하루 12시간의 과도한 근무시간과 스트레스가 24.1%, '진급 보장이 안 된다'가 20.4%였다. 비행수당 현실화 등 대책도 논의됐다.

▶조종사들은 "돈으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230명 선인 공사 동기생 중 30명쯤만 대령 진급하고 7~9명만 장군이 된다. 진급할 가망이 없는 조종사들이 일찍 전역하는 것이다. 한 조종사는 "공군의 위상에 절망한다"고 했다. 장성이 육군은 324명이지만 해군은 73명, 공군은 64명이다. 공군력은 지상군 화력의 몇배 위력이지만 단순히 병력 수로만 장군 정원을 따지기 때문이다. 공군 장군을 10명만 늘려도 조종사 진급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들 말한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조종사 이탈이 거의 없다. 65세까지 복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공군 조종사 80%가 대령 진급을 보장받는다. 유사시 적 심장부를 괴멸시킬 공군력은 전쟁을 억지하는 핵심 전력이다. 공군 조종사들은 그런 긍지로 묵묵히 고강도 훈련과 비상대기를 견뎌내고 있다. 조종사들이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조종사들에게 사명감과 희생만 강요해선 나라의 미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만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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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