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한국형전투기 사업 KAL·KAI 2파전

괁리자 2014.09.17 조회 742

 

대한항공 “기술·인력 탄탄” 9월 입찰 참여 전격 선언
KAI선 “출혈경쟁 우려”(세계일보)


대한항공이 단일 규모로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사상 최대의 무기 도입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에 참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단독 입찰이 예상됐던 KF-X 사업이 2파전 구도로 바뀌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6일 “경쟁입찰인 만큼 KF-X 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미 관련 전담팀을 만들어 KF-X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작업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군수용 500MD 헬기와 F-5 전투기를 제작한 경험 등 이미 전투기 개발을 위한 상당한 기술력과 인력 등 사업 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처럼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운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KF-X 사업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내부적으로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창출 측면에서 KF-X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지난 7월 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된 점도 이번 결정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F-X 사업의 성공 여부는 해외 업체와의 기술이전 등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한항공이 어떤 업체와 파트너 계약을 맺을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그동안 KF-X 사업에 공을 들여온 KAI 측은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시장질서만 흐트리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KAI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소형민수·무장헬기(LCH·LAH)사업 입찰 때도 사업 금액(5800억원)의 두배 가까운 가격을 써내 잡음을 빚은 바 있다”면서 “이는 부도덕한 행위로 이번 입찰에서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KF-X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하기 위해 공군의 주력전투기인 KF-16보다 성능이 뛰어난 전투기를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개발 기간 10년6개월에, 총 사업비와 양산비용을 합해 20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투입된다. 사업 주관 부처인 방위사업청은 공군의 전력공백 우려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오는 24일쯤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개발 기본계획을 심의·승인한 뒤 이달 말까지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11월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하고 12월까지 업체와의 개발 계약을 체결,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형전투기의 엔진 수는 지난 7월 논란 끝에 쌍발(雙發) 엔진으로 결정됐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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