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이 아닌 인간 이순신
변희룡 2015.04.28 조회 795
오늘은 이 충무공 탄신일입니다. 지금까지 성웅, 성웅 하면서 우상화에만 급급해 온 후예들을 공께서 보시고 많이 노하고 계시리란 생각이 일핏 듭니다. 공에게도 약점이 있었을 것이며 그 약점을 어떻게 극복 하셨으며, 전승한 비결은 무엇인가? 등등으로 분석이 되어야 하는데 무조건 위대하시다. 성웅이시다라고만 외운다면, 김일성이 우상화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사실을 사실대로 분석해야 제 2의 이순신, 제3의 이순신이 나오는 것일 터, 우리는 공께서 승리하신 원인에 대하여 너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거북선에는 큰 약점이 있었습니다. 화공에 약하단 약점. 갑판에 갑을 쒸웠으니 불이 붙으면 그대로 전소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왜적은 본래 해상강도들이라 상대편 배에 불을 지르지 않습니다.상대편 선박에 승선하여 백병전으로 제압하고 배와 함께 기물을 노략해 갈 목적때문이지요. 그 덕분에 거북선은 잠시 승승장구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왜적들이 이 약점을 알게 됩니다, 노량해전에서 왜군의 화공을 받아 거북선은 전부 불타고 한 척도 남아있지 못합니다.
두번째 승리의 요인은 총통, 비격진천뢰등으로 불린 대포에 있었습니다. 조총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지요. 왜군은 포가 아예 없고 조선수군만 포를 가지고 있으니 처음부터 이긴 싸움입니다. 시종 아웃복싱으로 멀리서 포로만 때려도 이기는 전투였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근접전도 치루셨는데, 아웃복싱이 이 전투의 해답인 것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셨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칠천량해전을 살펴 보면, 원균과 권율은 이 장점을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들 보다는 나았지만 이순신도 이 장점을 최대한 이해하고 활용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결코 수퍼 휴먼이 아님이 엿보입니다. 우리 해군에서 그 점을 찾아내서 적시해야 공의 후예라 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제2, 제 3의 이순신이 등장합니다. 무조건 위대하다니... 맹신도 들이나 하는짓입니다. 트라팔카 해전에서 넬슨의 승리도 결국은 포사거리에서 유리함이었습니다.
세번째 승리요인은 자연이용입니다. 파고, 조석, 해류, 날씨에 대한 명확한 지식을 갖고 계신 거지요. 원정군 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트라팔카 해전, 깔래 전투, 살라미스 해전, 러일의 동해 해전, 모두 원정군이 강한 전투력을 가지고도 패하는데, 기후와 지형이 큰 역할을 합니다. 수비군은 기후, 지형에 대해 자기도 모르게 정확히 이해하고 이용합니다. 원정군은 어리둥절하다가 당합니다. 공의 애국지심은 기후, 지형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승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네번째, 당시 우리 해군의 규모는 얼마 였던가? 조선은 수군국이었습니다. 지금 우리해군은 5만, 왜란 발발 당시 조선 수군도 5만. 당시 조선 인구는 기껏 8백만 정도인데도 수군은 5만이나 되었습니다. 공께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다 하기 보다는 해군군사력이 그래도 정비되어 있는 것을 활용하신 것입니다. 우상화 위해서 거짓말 하지는 맙시다. 군인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나라를 구하는 신적 존재가 아닙니다. 맨주먹으로 호랑이 때려 잡는 존재는 더욱 아닙니다. 유리한 여건을 최대한 잘 활용해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뿐입니다. 더 이상 바라면 가서 죽어란 말 밖에 안됩니다.
아무리 성웅이라도 여건이 안되면 승리하지 못합니다. 정치판에서는 모리배들이 노략질이나 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이순신은 이겨내더라. 너희들도 이순신 처럼 무조건 목숨 바쳐 이겨내라. 필사즉생이요 필생즉사라.." 라고 전국민을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 지금 분위기 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승리가 쟁취 되겠습니까? 국가 정책이 이리가면 나라 온전하기 어렵습니다. 명령복종채제라 하여, 군인들만 목숨 바쳐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여 이겨내거라... 라고 강요만 한다면 누가 적과 싸울수 있겠습니까? 임오군란 처럼 총구 방향을 뒤로 돌리는 길 밖에 없게되지요.
그래서 우리는 성웅 이순신이라고 칭송만 한면 안됩니다. 정확한 승리요인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섯불리 이순신 흉내내다가는 우리 군대를 최악의 지경을 몰고 가게 됩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순신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날카로와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을 해 놓은 글을 본적이 없습니다. 안타까운 맘에 몇자로 적어 호소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