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논단

공산주의 명멸의 원인과 결과

변희룡 2016.05.21 조회 561

 

 아쉽게도 공산주의가 뭔지도 모른 채 임관하고 고급장교까지 지냈다. 친구 P가 설명해 줄 때까지, 군에서 배워서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유물사관은 사업의 기획단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결코 발전할 수 없다.>는 논리 이것 하나였다. 그 말은 맞는 말이구나. 그런데 인류 최고의 천재였다는 마르크스가 유물사관의 모순은 왜 몰랐을까?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은 유물사관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다. "공산주의 비판"이란 이름의 커다란 책은 어디서 뭘 번역했는지 첫장을 열면 읽고 싶은 마음이 싸악 사라져 버렸다. 성무대 3, 4학년 내내 내무반 책꽃이에 있던 그 책, 누가 쓴 책이었을까? 누가 읽어 봤을까?  SOC, CSC 과정의 교관님들은 한번 읽어는 봤을까?

 

친구 P의 설명을 각색하여 옮겨본다. 그 역시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만, 설득력있는 부분도 많더라. 공산주의가 탄생한 배경은, 노동자의 노예화란 점을 초점으로 시작되었다. 자본가에 의해 노동자는 노예화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 <작은 자본은 큰 자본에 먹히고 큰 자본은 더 큰 자본에 먹히는 톱니바퀴 행열>에 의해 결국 자본주의 사회는 최대 자본가 하나만 남고 모든 노동자가 그 자본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되면 노동자 혁명이 일어나게 되고 세상이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진작 그것을 탈피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이런 논리가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하는 레지던트 이블이란 영화는 엄버렐라사가 전 세계를 지배하면서 온갖 악행을 하다가 지구인류 멸망을 초래한다는 내용, 그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는 많다.

 

그런데 마르크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노동자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니, 당시 유럽의 식민정책 때문이었던 것이다. 자본가는 오로지 노동자 착취가 있어야 살아가는데, 식민지 정책 덕분에 식민지 사람들만 착취를 당하고, 유럽의 노동자 마저도 그 덕분에 착취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혜택을 입고 있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 김정은이는 평양 밖의 동포들을 착취하여 평양을 무마하고 있다.)

 

여기서 부터 공산주의 이론은 일대 수정이 가해지기 시작한다. 식민지 해방정책이 종속이론, 해방신학과 함께 남미부터 시작하여 전세계를 휩쓸었다. 다수의 횡포를 유지하기 위해 농민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수정도 했다. 그러고도 처음부터 성공하진 못했다. 소련의 볼쇄비키 혁명은 기껏 2000명의 극렬분자였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공산주의가 성공해 가는 것을 보지 못하고 굶어 죽었다. 그가 창안한 공산주의는 처음에는 공짜로 나눠 준다는 꼬임으로 일부 국가에서 지지를 받았다. 가장 강한 지지를 받은 자가 아마도 김일성이었을 것이다. 공짜로 모든 것을 주니 하늘 같은 지도자 였다. (그게 지금 말하는 무상복지란 사실을 알면,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무조건 낙선시켜야 한다. ) 

 

그런데 가진 자의 재산을 뺏어 나눠 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더 이상 나눠 줄 것이 없으니 마구 죽이고 숙청해야 했다. 더 나눠주기 위해. 힛틀러가 유태인 죽이듯 마구 칼을 휘둘러야 하는데, 김정일이 대에 와서는 이미 다 죽였기 때문에 그것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정은은 장성택을 죽여야 나눠 줄 것이 있으니 그리한 것이다. 그래서 자기들이 지금 멸망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자기들도 잘 안다.

 

즉 공산주의가 망해가는 이유는 그들의 독점체제 하에서는 생산성이 증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있는 것 털어 먹으면 끝이란 사실을 마르크스는 몰랐다. 인간의 본성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천재면 뭘해.  결국 굶어 죽었다.

 

마르크스의 더 큰 실수는, 자연과학이 이렇게 비약적으로 발전 할 것이란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공계과학의 발달을 선점한 국가는 부유를 누리고 그러하지 못하면 종속되어 버리는 질서가 이렇게 강력하게 대두 될 것을 상상도 못한 것이다. 그는 이공계 과학자가 아니었다.

 

중국은 명목상은 공산주의 국가인데, 내가 만난 중국 교수들 중 단 한사람도 중국이 공산주의임을 긍정하지 않더라. 마르크스 레닌 주의는 이젠 중국의 쓰레기통에도 없다고 하더라. 지금 중국의 고위층은 전부 이공계 출신들이다. 그러면서도 모택동 숭배 사상은 아직은 강하더라. 필자는 16자전법의 대장정이 도망다니기 전법이 아니냐고 물었다가 혼줄 난 적이 있다. 김일성 모택동 호지명이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이  많은 경제적 고초를 겪은 것은 인정하며서도 아직도 존경하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선전 선동술 때문이다. 대중은 바지 저고리이니 선동하는 대로 따라 간다.

 

어딜 가나 선지자는 핍박을 받는다고 성경에 있던가? 우리나라에는 언론도 정직하지 못하고 살기 위해 권력과 타협한다. 법조계가 가장 심한 타협을 하면서, 교육계가 가장 심한 부정의 온상인 거 다 알면서, 정권은 힘없는 국방부 출신들만 마구 잡아 재낀다. 이러다가 언제 어떤 형태의 선동술에 당할지 모른다. 저 선동술은,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환자도 나타나지 않은 광우병이란 제목으로 국가전복을 꾀한 인간들을 모두 포용한 채로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으니 무섭지 않을 수 없다.

 

현대에는 이대올로기니 이념이니 하는 말은 없어졌다. 공산주의의 허구성이 명확히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그 사실을 모르고 선정 성동에 넘어간 김일성 장학생들이 소련의 볼쇄비키처럼 극렬하게 활동하고 있고, 그에 저항하는 분산된 보수세력은 오히려 신변위협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다.

 

김정은이 살아 남을 길은 핵위협이 아니라 남쪽에 숨어 있는 세력을 활용하여 월남처럼 전복하는 것이다. 핵은 단지 포장용일 뿐, 남쪽에서 발생하는 남남갈등은, 철없는 정치인들의 득표 작전과 맛물리면서 지금 극력하게 발달하고 있다. 눈 가진 자 말해야 하고 귀 가진자 들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 사회라 대단히 불안하다.

  • 오중기 2016/05/24 10:11:05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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